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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이주민 지원은 ‘중생제도’ 불교정신 구현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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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 스님, 8월10일 마주협 대표단 예방자리서 밝혀
현장 뛰는 진오·도제 스님과 소통…꾸준한 관심 약속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상임대표 호산 스님과 공동대표 진오 스님(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 도제 스님(광주 보은사 주지), 조계종 사회부장 범종 스님

 

 

 

“이주민 상당수가 불교국가에서 왔으니, 우리 불교계가 관심 갖고 역할하는 게 당연하죠. 이들을 돕는 게 부처님 정신을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8월1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이뤄진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대표단 예방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는 마주협 대표단이 10월15일 경북 낙동강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제18회 외국인 근로자 문화축제’에 진우 스님을 초청하고자 마련됐다. 예방에는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 상임대표 호산 스님과 공동대표 진오 스님(꿈을이루는사람들 대표), 도제 스님(광주 보은사 주지), 조계종 사회부장 범종 스님이 함께했다.

 

호산 스님은 “마주협에서 매년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해 호남 지방에서 개최됐고, 올해는 경상도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원장스님께서 평소 이주 근로자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참석해주셨으면 해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진우 스님은 “일정을 잘 조율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는 224만5912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의 4.4%를 차지한다. 대구광역시 총인구(235만7032명)보다 많은 수다. 

 

한국 사회에 급속히 스며든 이주민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농림어업, 관광·숙박업까지 일터를 넓혀가며 대한민국의 경제활동을 이끄는 주요 축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중 다수가 태국·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네팔·스리랑카 등 불교국가 출신이다. 베트남·몽골 출신 중에서도 불교 신도가 적지 않다.

 

마하(摩訶)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은 불교계 이주민지원센터 17곳과 이주민 법당·공동체 13곳, 협력단체 2곳으로 이뤄진 모임으로, 이주민들이 한국에 관해 좋은 이미지를 간직하고 돌아가기를 바라며 인식·처우개선에 앞장서고자 2006년 3월 출범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한국인과 잘 어울리고 한국 문화와 친숙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진우 스님은 진오·도제 스님에게 “어떤 계기로 이주민 지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지” “현장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모임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있는지” “예전에 비해 개선되고 있는 점은 있는 지” 등등의 질문을 이어가며 큰 관심을 보였다.

 

평소 이주민 문제에 관한 진우 스님의 고민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 진오·도진 스님을 향해 “조계종에서 해야할 일을 스님들이 대신해주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공경한다. 어려운 부분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 해결 방안을 함께 찾겠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진우 스님은 또 외국인 근로자의 부당대우 문제부터 임금체불, 불법체류, 법무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추방까지 주요 현안에 관해 진오·도제 스님과 3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에 진오 스님은 “20년 전만하더라도 외국인 노동자 처우가 형편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름 대신 ‘야 임마’라고 부르는 것은 물론이고, 폭행도 비일비재했다”면서 “요즘은 부당 대우가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임금 체불은 늘어났다.

 

또 외국인 근로자가 노동 중 다쳐도 병원을 안내하거나 진료를 받을 때 통역해줄 사람이 없다. 기본적인 시스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불법체류 근로자는 다치더라도 공공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진오 스님은 “이주 근로자의 30%가 미등록 이주민이다. 이들을 돕는 일은 비영리단체나 종교계에서만 가능해 특히 불교계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불법 체류 이주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인권 침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도 했다.

진오 스님은 “외국인 등록증이 없는 미등록 이주민과 합법 체류더라도 법이 허락하지 않는 노동을 하는 이주민을 모두 ‘불법 체류 외국인’으로 보고 단속·추방하고 있어 최소한의 인권도 지켜지지 않는 무자비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주민이 한국인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본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보면 외국인 근로자가 하는 일은 한국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40만명 가운데 최소 20만명이 양질의 근로자인데 이들을 한국사회에서 쫓아내 얻는 게 무엇인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진오 스님은 “진우 스님께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고, 목소리도 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진우 스님도 “깊이 공감한다”며 “종단은 그동안 눈 앞에 보이는 이익, 타종교와의 경쟁에 몰입돼 있어, 고유의 불교정신이 퇴색되는 기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눈 앞의 이익은 없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불교정신을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