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야별

“내년 광주비엔날레 절반은 신작… 아시아 넘어 세계최고 미술무대로”

728x90

박양우 대표(좌)·이숙경 예술감독(우)



박양우 대표·이숙경 예술감독
김구림 등 작가 58명 우선공개


“큐레이터와 전시팀, 작가들 팀워크가 좋습니다. 그걸 느끼니 참 행복합니다. 예술에서 최고를 언급하면 거만하게 비칠 수 있지만, 저희 비엔날레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되어 미술사에 기여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사진 왼쪽)

“제가 감독으로 선정된 후 세계 곳곳의 미술 관계자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실감했습니다. 이번 비엔날레는 인류가 직면한 복잡다단한 현실을 예술로 유연하게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오른쪽)

광주비엔날레가 최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4회 비엔날레(2023년 4월 7일∼7월 9일)에 참여할 작가와 작품, 주제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와 이 감독은 서로에 대한 전폭적 신뢰를 수차례 표현하며 ‘환상의 복식조’임을 과시했다. 두 사람의 하모니가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전임 대표 시절 내홍에 휩싸였던 광주비엔날레가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박 대표는 이미 2015년부터 3년간 광주비엔날레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작년 8월 다시 대표에 추대된 후 내부 조직을 추스르는 한편 예술감독에 이숙경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를 선임했다. 한국인 예술 총감독은 2006년 이후 15년 만이어서 큰 화제가 됐다. 박 대표는 “그동안 외국 기획자를 선임해서 국제 비엔날레로서의 위상을 높여왔으나, 이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출신 기획자가 맡을 때가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의 말처럼 이 감독의 얼굴엔 자신감이 엿보였다. 이 감독에 따르면, 비엔날레엔 국내외 30여 개국 작가 약 80명이 참여하는데 출품작의 절반 정도가 신작이다. 그는 “평소 비엔날레에서 신작이 중요하다고 느껴왔다”며 “결과에 대한 위험성도 있지만 매일 열심히 작가들과 소통하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번에 참여 작가 58명을 우선 공개했는데, 여성 작가의 비중은 절반이다. 국내 작가는 전체 17%쯤 차지한다. 김구림, 김기라, 김민정, 김순기, 엄정순, 오석근, 오윤, 이건용, 이승택, 장지아 등이 초대됐다.

이 감독은 “비엔날레 대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당대의 현안을 살피며 인류 연대를 모색하되, 오랜 시간에 걸쳐 ‘부드럽고 여리게’ 스며들며 변화를 가져오는 물의 속성을 표본으로 삼아 분열과 차이도 포용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4개의 소주제를 설정했다. 광주의 정신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 ‘은은한 광륜’(Luminous Halo), 전통의 재해석과 근대성에 도전하는 예술적 실천을 탈국가적으로 조명하는 ‘조상의 목소리’(Ancestral Voices), 후기식민주의·탈식민주의 미술사상이 이주나 디아스포라 같은 주제와 관련해 전개된 방식을 주목하는 ‘일시적 주권’(Transient Sovereignty), 생태와 환경 등 이슈를 지구 행성 차원에서 살펴보는 ‘행성의 시간들’(Planetary Times)이다. (출처,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