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학: 전통과 현대’를 주제로 한 제13차 국제 몽골학자대회가 10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막했다.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세계 30여 개국에서 약 600명의 몽골학자와 연구자들이 참가해 몽골의 언어와 역사, 고고학, 문화·예술, 민족학, 전통지식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한국에서는 이성규 단국대학교 명예교수가 이번 대회에 참석했다. 이 교수는 한국어 연구 과정에서 몽골학에 관심을 갖게 된 뒤 조선시대 몽골어 교재인 ‘몽학삼서(蒙學三書)’를 연구하고, 한·몽 수교 직후 몽골에서 직접 현대 몽골어를 공부하며 한국어를 가르치는 등 30년 넘게 몽골학을 연구해 왔다.
이번 대회에서 만난 이성규 명예교수에게 한글과 몽골문자의 연관성, 최근 몽골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 앞으로 몽골학을 연구하려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세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교수님은 어떻게 몽골학을 연구하게 되셨습니까?
“처음에는 한국어의 뿌리와 관련된 알타이어를 공부하면서 몽골을 접하게 됐습니다. 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 당시 조선시대 통역기관인 사역원에서 1790년에 편찬한 몽골어 교재 ‘몽학삼서’를 연구했습니다.
1990년 3월 한국과 몽골이 수교한 뒤 장충식 당시 단국대학교 이사장의 권유로 몽골에 가게 됐습니다. 현지에서 약 2년 동안 현대 몽골어를 공부하면서 몽골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고, 1992년 말 귀국한 뒤 이듬해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 개설된 몽골학과 교수로 부임했습니다.”
-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때 몽골의 파스파 문자를 참고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실제로 연관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한글이 티베트 문자에 기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도 있고, 여러 연구가 있습니다. 약 100년 전에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를 설명한 자료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훈민정음은 사람의 발음기관, 특히 발음할 때의 입 모양을 고려해 만들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몽골의 파스파 문자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한글이 파스파 문자에서 직접 유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두 문자를 비교해 보면 일정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몽골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의 관심은 과거와 비교해 어떻습니까?
“전체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 자체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몽골학을 선택하는 학생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몽골학을 전공한 이후 취업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학생들이 전통적인 인문학 분야를 선택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부분도 있습니다.”
- 앞으로 몽골학을 연구하려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먼저 몽골학을 공부하려는 사람이라면 몽골의 전통문자를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전통문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몽골의 역사와 문헌을 연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몽골어를 반드시 익혀야 합니다.
단순히 언어를 구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몽골 사람들이 어떤 생각과 정서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몽골을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몽골을 이해하고, 몽골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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